[최나영 기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 결과를 듣고 시민사회가 환호하고 있다.ⓒ 민주노총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한 가운데, 노동계와 환경단체들이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결정을 계기로 한국 사회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계는 우리 사회를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고, 환경단체들은 이제 '녹색정치'를 펼쳐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한국노총 "파면은 새로운 시작…대선 개입해 사회대개혁 준비할 것"노조법 2·3조 개정, 노동시간 단축 등 요구한국노총은 4일 성명을 내고 "극심한 국가적 혼란에 종지부를 찍은 헌법재판소의 정의롭고 현명한 판단을 존중하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쟁점이 복잡하지 않고 사실관계가 명확한 이번 탄핵심판 선고를 불필요하게 지연함으로써 국민적 혼란을 가중시키고 갈등을 키운 점은 매우 유감"이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 한국노총은 "파면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며 "이제 조기 대선 국면에 공세적으로 개입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사회 대개혁의 구체적인 그림을 준비하겠다"고 선포했다.이들은 "복합위기의 시대를 극복할 사회적대화의 가장 핵심적 주체로서 주어진 책임을 다하겠다"며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 개정 △정년 연장 및 공적연금 강화 △ 노동시간 단축과 일·생활 균형 △초기업 단위 교섭 제도화와 단협 효력 확대 등을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민주노총 "사회대개혁 실현하는 새로운 투쟁 나설 것"공공성 보장, 공무원·교사의 정치·노동기본권 보장 등 요구민주노총도 이날 성명을 내고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해 "늦었지만 당연한 결과"라며 "광장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 민주노총은 새로운 투쟁에 나선다. 내란 세력 청산을 통해 사회대개혁을 실현하자"고 촉구했다.그러면서 이들은 "차별과 배제, 불평등을 넘어 공공성이 보장되는 사회, 모든 노동자가 노조할 권리와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 사회, 공무원·교사도 정치·노동기본권이 보장되는 노동 존중 사회의 길을 열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도 이날 성명을 통해 "전원일치 파면 선고를 환영한다"라며 "대통령 파면을 넘어 모든 낡은 것의 탄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 2025년 4월4일 헌법재판소 부근 서울 종로구 안국동 네거리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요구 마지막 집회에서 젊은이들이 깃발과 손팻말을 들고 있다. 신다은 기자 “와!!!!!”2025년 4월4일 오전 11시22분,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라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주문이 나왔다. 헌법재판소에서 가까운 안국동 네거리에 모여있던 수만 명의 시민들 사이에선 천만 개의 느낌표로도 표현할 수 없는, 숨죽이고 있던 거대한 감격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시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함성을 지르고 하늘 높이 뛰어올랐다. 2024년 12월3일 윤석열이 불법적인 비상계엄령 선포로 내란을 일으킨 지 123일 만이었다. 길고 긴 넉달이었다.시민들 함성 지르고 하늘로 뛰어올라윤석열 파면이 선고된 직후 안국동 네거리에 설치된 무대에선 이번 윤석열 탄핵 시위의 인기 곡 중 하나인 데이6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흘러나왔다. 제목처럼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젊은이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춤을 췄다. 대학생 박채빈씨는 “심장이 정말 떨렸다. 이제야 첫 걸음을 내딛었다는 기분이 든다. 앞으로 할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계엄이 터지고 나서야 내가 평화로운 시대에 살았구나, 그 평화는 누군가가 투쟁해서 만들었구나 깨달았다. 그동안 정말 많이 힘들었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집회 사회자는 노래가 나오는 중간중간 “우리가 이겼다”, “주권자가 승리했다”, “민주주의가 이겼다”는 구호를 선창하고, 집회 참석자들에게 함성을 유도하기도 했다. 대학생 민예성씨는 “탄핵 이후에 차별이 사라지고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고 서로 이해해 줄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복을 입고 ‘마지막 탄핵 집회’에 참석한 송은정씨는 “계엄 이후 내 일상도 무너졌다. 누굴 만나도 화밖에 안 났다. 여기 나와서 다른 사람들과 연대하고 외치면서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를 이렇게 마음 졸이고 긴 시간 기다렸다는 게 억울하다. 하지만, 일단은 너무너무 기쁘다”고 감격해 했다. 한복을 입고 온 이유를 묻자 “축제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옷”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