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출근합니다.’ 직장인에게는 낯설지 않은 말이다. 하루 종일 손꼽아 기다린 퇴근이지만,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눈앞에 펼쳐진 집안일에, 쉬어야 할 공간인 집이 또 하나의 일터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기 때문이다. 빨래나 청소는 주말로 미룰 수 있어도 끼니만큼은 거를 수 없다. 집이 일터인 전업주부도 마찬가지. 외식이나 배달에 의존해보지만 반복될수록 물리고, 지갑 사정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집밥을 해먹자니 요리와 설거지가 동시에 떠오르며 일의 부담감이 두 배로 커진다. 그래픽 마민아 쿠킹 인턴 실제로 직장인 10명 중 7명은 퇴근 후 설거지를 ‘잔업’처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가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전국 성인 남녀 2만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거지 라이프스타일 인식 조사’에 따르면, ‘퇴근 후 설거지로 더 지친 적이 있느냐’는 질문(3005명 응답)에 67.5%가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기혼(1321명 응답)은 77.4%로, 평균보다 10%포인트 가량 높게 나타났다. 반면 미혼(1684명 응답)59.7%로 나타났다. 기혼자 중에서도 자녀가 있는 경우 부담은 더욱 커졌다. 5세 이하 자녀가 있는 응답자(424명)의 경우, 무려 84.3%가 설거지를 큰 스트레스로 느낀다고 답했다. 2세, 6세 남매를 키우고 있는 30대 직장인 박진아 씨는 “부부 식사에 아이들 밥까지 따로 준비하다 보니 퇴근 후와 주말엔 돌밥돌밥이 일상"이라며 "싱크대에 그릇이 쌓이고, 이를 볼 때마다 집안일에 쫓기는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이들이 잠든 뒤 조용한 시간이 찾아오긴 하지만, 그때 설거지를 하자니 물소리에 아이가 깰까봐 조심스럽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잠든 아이가 깰까 봐 설거지를 미룬 적 있다’는 응답도 70%에 달했다. 그래픽 마민아 쿠킹 인턴 결혼 전 단골 멘트였던 ‘손에 물 안 묻히게 해줄게’라는 약속은 현실에선 공허하게 들린다. ‘그 말이 거짓말이었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기혼 응답자의 90.8%가 ‘그렇다’고 답했다. 설거지로 인해 배우자에게 서운함을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도 56.2%였다. 여성 응답자의 경우 60%, 남성은 56.2%가 ‘서운함을 느낀 적 있다’고 답해, 성별을 불문하2025년 07월 14일ㆍ1678번째 편지 클림트 '아델레 블로후 바우어의 초상'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은 예술의 도시라고 할 수 있지요? 쇤브룬 궁전, 빈 필하모닉, 모차르트 등을 연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이들은 '벨베데레 궁전의 주인공'을 떠올립니다. 1862년 오늘(7월 14일) 빈 근교 바움가르텐에서 금세공업자의 3남 7녀 중 둘째로 태어난 구스타프 클림트입니다. 벨베데레 궁전에 가면 클림트의 작품들을 보면서 빈이 이 화가를 어떻게 여기는지 실감할 수 있지요. 클림트의 '사랑'과 '옛 부르크 극장의 관객석' 클림트는 33세 때 현실과 무의식을 함께 표현한 '사랑'으로 빈 문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고, 35세 때 부르크 극장이 문을 닫기 전 모습을 담은 '옛 부르크 극장의 관객석'은 오스트리아 황제도 감탄시켰다고 합니다.클림트는 30대 후반에 빈 대학교의 의뢰를 받아 대강당의 천장 패널화를 그립니다. 클림트는 '철학', '법학', '의학'을 맡았고, 그의 동료 프란츠 마치가 '신학'을 담당합니다. 클림트의 세 작품은 인간과 학문의 한계를 담아 교수들의 저항을 부릅니다. 처음 선보인 '철학'에 대해 교수 87명이 반대 성명을 냈지만, 이듬해 파리만국박람회에서 금상을 수상해 교수 사회를 머쓱하게 합니다. 그러나 세 그림 모두 대학의 반대로 대강당에 걸리지 못합니다.이때 오스트리아 교육부 장관 리터 폴 하르텔은 클림트를 지지했으며, 정부가 그 그림들을 새로 지은 현대미술관에 전시하겠다고 제안했지만 클림트는 거절합니다.이 그림들은 클림트가 56세 때 스페인 독감으로 숨진 뒤 임멘도르프 성에 소장됐다가 나치 친위대가 퇴각하면서 불태웠다고 하는데, 확실치는 않습니다. 다행히 그림의 사진과 스케치가 남아있어 2021년 구글과 빈 레오폴드 미술관이 AI 기술로 복원했고, 이 그림들이 제자리를 찾아 빈 대학 대강당을 가면 천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금붕어'와 '키스' 클림트는 '빈 대학 사건'을 통해 학자들의 위선을 경험하고 '금붕어(Goldfish)'로 세상의 도덕주의자들을 조롱합니다. 그리고 '황금시대'를 개척해 '키스', '다나에' 등의 명작을 남깁니다.클림트는 위선의 세상에 맞서 본능과 진실을